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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소품..

비워내며 희망을 담아내는 토기

by 청산. 2009. 12. 27.

나이 사십에 이르름은 세상일에 갈팡질팡하여
판단을 흐리지 아니하는 나이가 되었음을 뜻하여 불혹이라 칭하고
나이 오십은 하늘의 명을 알고 살아가는 나이라 하여 지천명이라 하였거늘
불혹을 휘돌아 온지 오래이고
이제 지천명을 목전에 남겨두고 살아야 할 인생 이거늘
나이든 만큼 그 깊이로 끝이 보이지 않는 삶이 있기에
가슴앓이를 하며 한웅큼씩 헤어 나간다.

 

마음이 좁아지어 세상에 아무런 표현도 하지 못하고
그렇다 하여 만인이 알아 주기를 바라는 것도 없으면서
가느다란 싸리 대 울타리에 오도 가도 못하는 심정을 담아두고
누가 알리 없고 알려 하지 않는 멍든 가슴만 후벼낸다.

 

살면서 내 나이든 만큼 모든 것이 너무 커져버린 현실 앞에서
나 자신만이 너무도 초라하게 작아진 것만 같은데
이 겨울 찬바람은 왜 이리도 목을 휘돌아 감기 우며
망막한 가슴에 작은 파문을 쉼 없이 남기며 나를 흔드는지....

 

찬바람이 가슴에 파고들어 따뜻한 그리움을 동경하는 십이월
이제 몇일 남지않은 한해의 끝자락에서
살아오며 가슴속에 빼곡하게 담겨진 수많은 삶을 비워내고 비워내며
세월을 무심타 하지도 못하는 속절없는 인생을 위로하며 또 다른 희망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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